경상도종특...노인 6명 연쇄살인범 경상디언 개쌍디언 지춘길
노인 6명 연쇄살인범 경상디언 지춘길
대구 에서 고아로 자란 지춘길(당시 47세)은 구걸하거나 훔쳐야 먹고
살 수 있는 '거리의 법칙'에 길들여졌다.
열일곱 살이 돼던 1960년, 특수 절도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됀 것을 시작으로
모두 15차례에 걸쳐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는 등
청소년기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1990년 초 마흔일곱 살의 나이로 출소한 지춘길은
사회에 대한 불만과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게다가 기술도 없고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혀 취직도 어려운 것은 물론,
가족도 없고 갈 데도 없었다.
삶에 대한 희망을 잃은 지춘길은 사회 저명 인사와 국회의원,
고관대작 등을 살해해서 복수하고, 이 사실을 세상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결심을 하고 뜻을 같이할 동지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공범을 찾지 못한 데다 혼자서는
고위층에게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자 공격 대상을 수정했다.
과거 김대두가 그랬듯, 처음 의도와는 달리 자신보다 더 약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외딴집 노인들을 찾아나선
지춘길은 군사 시설이 아닌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공격하는
'비겁한 살인마'로 전락해버렸던 것이다.
노인들을 죽이고, 불지르고...
지춘길은 이미 작정한 대로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엉뚱한 시민들에게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1990년 3월 7일 새벽 1시, 경북 안동 산골의 외딴집을 찾았다.
그리고 혼자 잠들어 있던 할머니(62세)를 깨워서
상스런 욕을 퍼부은 다음 방안에 있던 끈으로 양손을 결박하고
이불을 덮어씌운 뒤 할머니 몸 위로 장롱을 넘어뜨려 눌러버렸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자 이불에 불을 붙였고
곧 집 전체가 불에 타 무너져버렸다.
3개월이 지난 6월 16일 새벽 1시, 10년 가까이 갇혀 지내던
경북 청송감호소 인근 외딴집을 찾아 안동에서와 똑같은 방법으로
혼자 사는 할머니(67세)를 살해하고 그 집을 불태워 버렸다.
역시 3개월이 지난 9월 27일 밤 8시,
다시 안동을 찾아 외딴집으로 들어갔으나
아무도 없자 불을 질러 집을 다 태워버렸다.
불은 질렀으나 살인은 하지 못해 성이 안 차자 보름 만에
다시 안동 외딴집을 찾았고, 혼자 사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의 금반지 2개를 뺏은 후 이불을 덮고
그 위에 장롱을 넘어뜨려 짓누른 뒤 불을 붙였다.
살인과 방화에 중독됀 나머지 5일 만에 다시 범행에 나섰다.
이번에는 각자 혼자 사는 할머니 셋이 모여 자고 있었다.
할머니들을 위협해 손과 발을 묶은 다음 부엌에 있던
LPG통을 옮겨와 할머니들 옆에 놓고 불을 붙였는데,
얼마 후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고 그 충격은
30미터 떨어진 마을의 전기와 수도가 끊길 정도였다.
보름 후인 11월 2일 밤 8시, 다시 범행에 나섰지만 상황이 전과 많이 달랐다.
외딴집에는 건장한 6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 네 분이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춘길은 놀란 나머지 흉기를 마구 휘둘러댔다.
몸싸움을 하는 와중에 할아버지가 신고했고,
지춘길은 겁을 먹고 황급히 달아나다 빈집에 들어가 몸을 숨겼다.
일대에서 5건의 살인 방화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터라
경찰은 최대한의 인력을 현장에 급파하여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다음날 새벽 2시 반경, 숲 속과 덤불, 노적가리,
빈집 등 범인이 은신할 만한 곳을 이 잡듯 뒤지던 경찰은
폐허가 됀 빈집의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남자를 발견,
격투 끝에 검거했다.
지춘길의 빗나간 분풀이 살인 행각에 종지부가 찍힌 것이다.
지춘길은 대법원에서 노인 6명 살인 및 방화,
4명 중상해가 모두 인정돼어 사형이 언도돼었다.
당시 재판부는 '저항능력이 없는 할머니 등 6명을 살해한 것은
더없이 잔인한 행동으로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지 씨는 사형 확정 4년이 지난 95년 11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